코로나 19 사태로 온 인류가 그 어느때보다도 어두운 불확실성 속에서 절망과 불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 같은 때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자칫 허공에 울리는 혼잣말처럼 공...더보기
스페스보나전
코로나 19 사태로 온 인류가 그 어느때보다도 어두운 불확실성 속에서 절망과 불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 같은 때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자칫 허공에 울리는 혼잣말처럼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적인 의미의 희망과 달리 그리스도 신앙 안에서 우리가 갖는 희망은 그 본질과 지향이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희망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인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는 (로마 4:18)' 사람들이며 하느님께서 불어넣어 주신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다. 이렇듯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고통과 시련속에서도 결코 놓지 말아야할 생명줄과 같다. 또한 어떠한 세속적인 성취나 목적을 의미하는 명사형이 아닌 실행을 의미하는 동사형으로 우리가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하는 덕목인 것이다.
이번 <스페스 보나 SPES BONA>展은 이러한 향주삼덕의 '희망(SPES)'에 대한 성찰과 묵상에서 시작된 전시로 지난해 열린 <가득한 은총: 그라치아 플레나>展의 참여작가 4인이 영원한 빛을 향한 '좋은 희망, 또는 참된 희망'이라는 주제를 담아낸 전시다. 서로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참여작가 박문주, 임수연, 김선경, 임성연은 모두 회화장르를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각 동양화, 서양화, 디지털회화, 템페라화 등의 다양한 매체와 다채로운 감각으로 전시주제를 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형식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도 가파른 한 해를 보내온 우리 모두에게 조용한 위로와 더불어 꺼지지 않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로마 8:25)
임 성 연 (독립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