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聖)미술전을 가지며
1974년부터 지금까지 약40여년 동안 서울 가톨릭미술가협회 전시회에 출품해 온 작품들을 중심으로 성(聖)미술 작품들을 추려보았다.이 전시를 가지게 된...더보기
이정지 성미술전
성(聖)미술전을 가지며
1974년부터 지금까지 약40여년 동안 서울 가톨릭미술가협회 전시회에 출품해 온 작품들을 중심으로 성(聖)미술 작품들을 추려보았다.이 전시를 가지게 된 것은, 걸어 놓을 때마다 항상 흡족하지 않아 작품을 바로 보지도 못하고,
전시장에 오래 머무르지도 못하고 돌아선 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40여년동안 나의 종교미술의 흔적인데
한 번 쯤은 뒤돌아 볼 기회를 가져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다.
골라내고 보니 주로 십자가와 묵주에 관한 작업이 많다. 이번에 전시될 작품이
다양성이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추상작가로서 표상이 될 수 있는 소재는
십자가와 묵주가 아니었나 한다. 또한 한지작업들을 몇 점 골라 낼 수 있어서
한결 마음이 놓였다. 성미술에 대한 방황의 시간을 거치면서 이 모든 작품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 끝에 나왔는가를 또 그것에 하느님께서 조금은 응답을 해주시지 않았나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작업을 할 때 마다 “주님, 예술로서 찬미 받으소서” 라는
문구를 생각하며 간곡히 기도를 올린 것만은 사실이다. 기도의 응답을 들어주실거라
확신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영적인 세계를 표현해야 하는 이 작품들을 어떻게
내 놓아야 하는가에 대한 갈등과 고민 속에서, 그래도 내가 80이 가까운 나이까지
작업을 했는데 내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 전시를 용기 내본다.(후략)
- 전시에 대한 작가노트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