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한국적이고 일상적인 ‘김치’를 소재로 작업하는 서인혜의 개인전 <버무려진 방>이 12월 20일 갤러리 1898에서 개막한다. 작품 속 서서히 풀어지는 듯한 붉은 색은 한국의...더보기
서인혜 개인전
지극히 한국적이고 일상적인 ‘김치’를 소재로 작업하는 서인혜의 개인전 <버무려진 방>이 12월 20일 갤러리 1898에서 개막한다. 작품 속 서서히 풀어지는 듯한 붉은 색은 한국의 대표음식 김치와 연관된다. 물론 김치라는 소재는 추상화 되어 있어서 작품 정보가 있지 않은 관람객에겐 김치라는 소재를 찾기 힘들다. 추상화를 통해 보다 다양한 상징성이 확보되는데 서인혜에게 김치는 여성의 노동과 연관된다.
작가는 김치를 절이고 버무리는 행위같이 비가시적인 여성의 노동행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재개념화 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암묵적으로 전제돼 있고 당연시되는 여성의 생산활동을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작품 속 비정형적으로 흐르는 붉은 액체는 여성의 체액을 떠올리게 하며, 먹는 것에서 출발한 상상력은 성까지 확장된다. 김치는 한국인에게 필수적인 음식이며, 식욕만큼이나 성욕 또한 보편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제자리를 벗어나 새어나갔을 때, 매혹은 혐오로 변하고 만다. 매혹과 혐오는 경계선상의 미묘한 문제이다. 금기위반이나 순수/오염에 대한 의미를 탐구하는 종교학이나 인류학의 가설은 체액 뿐 아니라, 여성이나 어머니의 영역 또한 마찬가지 라고 말한다. 서인혜의 작품은 모호한 형상에 내재된 양가감정을 표현한다.
대표 작품 이미지 : 버무려진, 천에 채색, 112x78cm,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