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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자립준비청년들의 앙상블 ‘M.O.A.’ 2026-07-14

서로 다른 현악기의 울림이 조화를 이뤘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마치 노래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듯 전개되는 멜로디 속에 청년 연주자들은 서로 눈빛을 마주치며 장난스레 웃는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음악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피워내는 음악 공동체, 자립준비청년 앙상블 M.O.A.(Miracle of Art, 이하 모아)를 만났다.

음악을 사랑하는 청년들

모아는 2024년 3월, 아동양육시설 꿈나무마을에서 퇴소하고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이 모여 시작됐다. 어릴 적부터 해온 악기 연주를 계속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7명의 모아 단원들에게 음악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전지훈(하상바오로·22) 씨는 음악이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는 많은 생각을 해야 하지만, 음악은 그런 생각 없이도 함께할 수 있다”면서 “오랜 시간 못 만난다 해도 늘 그 자리에 있어 줄 것 같은 친구”라고 했다. 이선빈(마태오·23) 씨도 “음악은 없으면 허전한, 같이 사는 존재 같다”고 했다. 무얼 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어 주는 존재. 시설에서 자라 지금은 홀로서고 있는 이들에게 음악은 ‘가족’ 그 자체였다.

그 가족에는 누구보다 하느님이 계셨다. 단원들의 음악의 시작에는 성가가 있었다. 꿈나무마을 시절 미사 반주 봉사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원들은 “우리는 성가 전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원들에게 어린 시절, 음악은 성가였고, 기도였고, 그 자체로 기쁨이었다.

모아 대표를 맡고 있는 나동화(아우구스티노·23) 씨는 “신앙 안에서 시작한 음악이었고, 덕분에 신앙생활이 즐거울 수 있었다”면서 “지금도 음악은 신앙을 키워나가는 힘”이라고 말했다. 윤선형(라자로·26) 씨도 “성가를 연주할 때가 많다”며 “청년들이 모여 기도하면서 음악을 하다보면 연주 안에서 거룩함을 느낄 때가 있다”고 전했다.

나눔의 선순환을 이끌다

자립을 위해 공부하고, 일하는 것. 다른 청년들에 비해 홀로서기에 더 많은 시간과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원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 연주 활동을 준비하면서도, 주말마다 꿈나무마을을 찾아 악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 동생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양로원이나 복지시설을 찾아 공연도 연다.

처음부터 봉사를 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도, 거창한 뜻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우연히 찾아온 봉사 기회를 자연스럽게 이어 나간 것이 꾸준한 봉사로 이어졌다. 나동화 씨는 “(봉사를 하게 된 건) 다 주님께서 하신 일인 것 같다”면서 “저희도 많은 것을 받아왔으니 베풀어야겠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모아를 돕는 많은 손길도 있었다. 공연을 본 교수 등 전문 음악인들이 먼저 연락해 단원들에게 개인 지도를 해주고, 정기연주회 협연도 했다. 자립준비청년 몇 명이 모여 시작한 작은 모임은 도와주고, 또 도움받는 구심점이 됐다. 그렇게 벌써 60여 회 무대에 오르며 모아는 성장하고 있다.

이선빈 씨는 “그동안 받은 도움으로 또 우리가 봉사를 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악기를 배운 이 친구들도 저희처럼 또 다른 누군가를 도와주는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로와 희망을 노래하다

“저희 연주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원들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반드시 전하는 말이다. 그 마음이 전해져서였을까. 모아의 공연 후에는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이 많다.

비단 관객만이 아니다. 자신들을 위해 치는 박수갈채 속에 모아 단원들 역시 위로를 얻고, 희망을 발견한다. 전지훈 씨는 “박수를 치는 모습, 감정의 표현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고 감동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 위로와 희망은 다른 모든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노래기도 하다. 최근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경제적 지원은 늘었지만, 여전히 청년들은 자립이 아닌 고립을 경험한다. 그들이 겪는 정서적 어려움은 금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윤선형 씨는 “실력이 부족해 공연 전에는 ‘틀리지 말자’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공연에 감동하는 관객을 보며) 제 부족함을 친구들이 채워줬다는 걸 알게 됐다”며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공동체가 있다면 내가 부족하더라도 잘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모아는 자립준비청년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당당하게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혼자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기대며 부족함을 채워주는 과정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앙상블’로 보여준다. 모아는 그렇게 자립을 노래한다.

나동화 씨는 “더 많은 자립준비청년이 음악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모아가 원동력이 돼서 선순환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그렇게 되도록 저희는 부르심에 ‘예!’ 하고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가톨릭신문 2026-07-14 오전 9:52:22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