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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일군 생명의 땅, 이제 함께 지켜야 2026-07-14

기후위기로 농사 시기와 수확량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고령화와 생산비 상승, 일손 부족까지 겹치며 농촌의 삶은 갈수록 고단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농민들은 생명의 땅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논과 밭을 일군다.

경기도 연천에서 농사를 짓는 최성순 씨는 제초제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만큼 더 많은 노동을 감수한다. 부족한 일손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메우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그가 지키는 원칙은 “내가 먹을 수 없는 것은 팔지 말자”다. 생명농업이 농민의 땀과 양심, 사명감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도 올해 농민 주일 담화에서 생명농업을 흙과 물, 뭇 생명을 지키는 생태 영성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생명의 땅을 지키는 일은 농민만의 의무가 아니다. 본당과 교구는 우리농산물 나눔터를 넓히고, 교회 행사와 공동체 식탁에 생명농산물을 우선 사용해야 한다. 농촌 방문도 일회성 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농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정기적인 구매와 안정적인 판로를 함께 만드는 도농의 연대로 발전시켜야 한다.

신자들도 가격과 모양만이 아니라 누가 어떤 방식으로 길렀는지를 살피고, 친환경·지역 농산물을 꾸준히 선택해야 한다. 정부 역시 기후 재해와 가격 변동으로부터 농가 소득을 보호하고, 친환경 농업과 농촌 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농민 주일을 맞아 농민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인사가 말에 그치지 않으려면 교회의 식탁과 신자들의 소비, 정부의 제도가 함께 달라져야 한다. 농민이 홀로 감당해 온 짐을 교회와 사회가 나눌 때 생명의 땅과 우리의 밥상, 다음 세대의 삶도 지킬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26-07-14 오전 9:12:19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