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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고귀한 인류」와 ‘교회의 가장 잘 감춰진 비밀’ 2026-07-14

로버트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자신의 교황명으로 ‘레오’를 선택했을 때, 그는 가톨릭 사회교리가 자신의 교황직에서 중심이 될 것임을 드러냈다. 레오 13세 교황은 19세기 산업혁명에 대한 응답으로 가톨릭 사회교리를 제시한 창시자였다.

그러나 이 가르침이 한 세기 넘게 존재하고 발전해 왔음에도, 많은 평론가들은 이를 ‘교회의 가장 잘 감춰진 비밀’이라고 불렀다. 가톨릭 사회교리가 대다수 가톨릭 신자들의 삶에서 성과 가정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만큼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오 14세 교황의 회칙 「고귀한 인류」 제2장은 가톨릭 사회교리의 공식 ‘요약 해설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장은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에 관한 그의 가르침의 토대를 세울 뿐 아니라, 가톨릭 사회교리를 독자들에게 요약해 제시한다.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습과 닮게 창조된 인간의 존엄에 기초한다.

교황은 이렇게 밝혔다. “관계를 위해 창조된 모든 인간은 하느님과, 다른 이들과, 피조물과 친교를 이루도록 하느님께서 계획하시고 바라신 존재다. 인간 존엄은 개인의 능력이나 부, 삶에서의 지위, 혹은 그가 내린 옳고 그른 선택에 달려 있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각 사람에 앞서 있고 그를 초월하는 선물이며, 하느님의 변함없는 사랑의 표현으로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것이다.”

모든 남성과 여성이 양도할 수 없는 존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교황은 우리가 “경제적·정치적 선택과 도시의 구성 방식을 포함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그리스도인에게 “자신만의 이익이라는 좁은 경계를 넘어, 자신의 능력 안에서 공동선에 헌신하는 것은 생명의 증진과 마찬가지로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고 말한다.

가톨릭 사회교리에 따르면, 공동선 안에는 ‘재화의 보편적 목적’이 함축돼 있다. 이는 “땅과 물, 공기와 천연자원과 같은 지상의 재화가 모든 이의 생명을 유지하도록 하느님께서 온 인류 가족에게 주신 것이며, 모든 사람은 현재와 미래에 그러한 재화를 사용할 고유한 권리를 지닌다”는 뜻이다.

교황에 따르면, 보조성 원리는 “사회생활을 온정주의적이거나 복지 관리 중심으로 운영하는 모든 형태를 넘어서도록 우리를 격려한다. 대신 시민의 주도성을 존중하는 국가와, 공동선을 위해 유대를 형성하고 힘을 동원할 수 있는 시민 사회 안에서 공동 책임의 문화를 증진하도록 이끈다.”

보조성 원리는 결정이 “관련된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가장 가까운 수준에서 내려지도록” 요구한다. 이를 통해 공동체 생활을 증진하고, 사람들이 이미 내려진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일을 피하도록 한다.

교황은 보조성과 연대성이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조성이 연대성과 연결되지 않을 때, 그것은 결국 특정 이익의 보호에 그치게 된다. 연대성이 보조성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을 때, 그것은 책임을 길러 주지 못하는 복지의 한 형태로 퇴락한다.”

교황은 “연대성은 바로 우리가 이웃에게 일어나는 일에 무관심하게 남아 있지 않기로 결심할 때 생겨난다. 또한 경제적·문화적·기술적으로 피할 수 없는 유대를 나눔과 협력, 상호 돌봄의 길로 변화시키고, 공동체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생각을 받아들일 때 생겨난다”고 강조한다.

연대성은 “예수님을 따르고 복음에 충실하게 머무는 구체적인 방식”으로서 사회 정의로 이어진다. 정의는 “개인의 행동뿐 아니라 사회 구조가 어떻게 구상되고 조직되는가와도 관련된다.”

교황은 “불의는 개인의 잘못된 선택에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자동적으로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구조와 장치, 경제·문화 체계에서도 생겨난다”고 지적한다. 그 결과 교회는 온전한 인간 발전을 지지한다. 이는 “개인과 민족들의 성장이 존재의 모든 차원을 포괄하고, 미래 세대에게도 미래를 열어 주는 과정”이다.

「고귀한 인류」 제2장은 가톨릭 사회교리에 관한 훌륭한 입문서이자 요약이다. 이 장은 개인주의와 규제받지 않는 자본주의에 관한 미국적 사고에 도전한다. 이는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이며 무한한 가치를 부여받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또한 공동선과 사회 정의를 증진함으로써 세상 모든 사람과 연대하라고 우리를 부른다.


글 _ 토머스 리스 신부
미국 예수회 사제로 1974년 사제품을 받고 ‘아메리카’지 기자 및 편집장을 역임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을 지냈으며, 「인사이드 바티칸」 등 교회 조직과 정치에 관한 다양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가톨릭신문 2026-07-14 오전 9:12:18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