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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로 빚은 신앙] 50여 년 전…카메라를 샀다 | 2026-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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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구 사진가회에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들을 사진으로 담고 있다. 개신교를 믿던 평범한 주부였던 내가 가톨릭 사진가회 안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삶을 이끌어 오신 하느님의 섭리를 생각하게 한다. 나는 조금은 현실적이지 않은 엉뚱함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하느님께서는 이미 나의 일생을 계획해 놓고 계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50여 년 전,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카메라를 구입했다. 아이 유치원 엄마 중 동네 약국을 경영하던 약사님의 권유로 카메라가 있는 몇몇 엄마들이 모여 사진반을 만들었다. 그때 우리는 30대 초반이었으니, 이제는 옛날이야기다. 유치원 차 타는 곳에서 우리는 얼마 동안 얼굴을 익혔고, 그 후에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친숙해졌다. 어느 날 약사님과 집으로 오던 중 백일장에 나가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참석한 백일장에서 나는 입선을 하게 되었고, 약사님은 무척 좋아하시며 전업주부인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고 취미를 가져 보면 좋겠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으셨다. 30대의 젊은 엄마였던 우리는 무언가를 하고 싶은 목마름에 약간은 몸이 근질거리지 않았나 싶다. 사진반, 문예반, 중창반, 탈춤반이 그래서 만들어졌다. 우리는 각자 맡은 반에서 열심히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반은 그 지역에서 사진을 하시던 선생님을 모시고 저녁에 공부도 하고, 분기별로 출사도 다녔다. 사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음에도 선생님께서는 우리의 열정을 높이 평가해 주시며 진심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셨다. 우리는 가끔 모르는 곳으로 사진을 찍으러 간다는 사실에 마냥 설레곤 했다. 연말에는 시화전과 사진전도 했다. 자작시에 손수 그림을 그려 액자를 만들어 걸고, 출사 후 찍은 사진 중 몇 점을 골라 액자에 넣어 전시를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가능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사진전을 할 때, 사진반 선생님은 손수 좋은 사진을 골라 주시며 전시회가 처음인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당시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던 나는 사진을 찍을 때만큼은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에 사진반 활동에 더욱 열심이지 않았을까 싶다. 어느 단체나 모임이든 과도기가 지나면 조금 느슨해지면서 열정이 식곤 한다. 몇 년이 지나자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엄마들이 타성에 젖기도 하고, 이사와 아이들 교육 문제로 그만두기도 하면서 모임을 이어 가는 것이 위태로워졌다. 결정적으로 모임을 이끌었던 약사님의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셔서 더 이상 함께할 수 없게 됐고, 우리도 모든 활동을 접게 됐다. 사진을 통해 나를 찾아가던 중이었지만, 일상의 어려움으로 지친 상태였고 모임을 해체하는 것도 한편으로는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열정을 다해 사진을 찍었던 그때를 나는 한바탕 꿈을 꾼 것처럼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그때는 몰랐으리라. 내가 일흔이 넘어 다시 사진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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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신문 2026-07-14 오전 9:12:18 일 발행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