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23회 가톨릭미술상 특별상 수상 기념전
한국의 성모 마리아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삶이 끝없이 이어지기를 간청하며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습니다. ...더보기
방오석 2주기 추모전
2020 제23회 가톨릭미술상 특별상 수상 기념전
한국의 성모 마리아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삶이 끝없이 이어지기를 간청하며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습니다. 방오석(마르가리타, 1938-2018) 작가의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이 말을 자주 생각하였습니다.작가는 강원도 산골 풍수원의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수도회에 입회하여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뜻한 바에 따라 수도회에서 나와서도 줄곧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의 삶과 그림은 오로지 하느님께 대한 신앙 고백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작가가 그린 작품의 주제는 그리스도교 신앙과 관련된 것입니다. 그는 삼위일체 하느님과 천상의 성인들, 성모자나 아기 예수와 같은 소재를 통하여 신앙적인 마음을 표현하는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림은 내게 행복이요 기도이며 삶”이라고 말한 작가에게 그림 작업은 수도 생활과 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는 그리스도교 전통 회화의 형식을 바탕으로 하여 가장 한국적인 성화를 제작하는 데 헌신하였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품에 안기기 직전까지도 작가는 교회에 대한 사랑과 교회 미술의 발전을 위하여 자신이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하면서, 한평생 그린 모든 작품과 화실이었던 자신의 집마저 서울대교구에 기증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교회 내 성화 제작에 정진한 방오석 작가에게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지난달에 가톨릭 미술상 특별상을 수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서울대교구에서는 작가가 기증한 모든 작품을 교구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장차 가톨릭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생기면 특별한 공간에 상설 전시되기를 바랍니다. 그 전에 작가의 선종 2주기를 맞아 오늘 갤러리1898에서는 작품의 일부를 전시합니다.
이번 전시는 방오석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뿐 아니라 작가와 유족들에 대한 감사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숭고한 뜻을 따라 기증과 관련된 모든 일을 순조롭게 처리해 주신 유가족, 조카 방학길 신부님과 친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하지만 하느님 품 안에서 방오석 작가의 삶은 영생으로 이어지고 그가 남긴 아름다운 성화도 우리 곁에 오랫동안 머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하느님 아버지의 품 안에서 영원한 삶이 끝없이 이어지기를 간청합니다.
정웅모(천주교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