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회화 작업은 'Blue Madonna' 와 'Eden'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삶 속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탄생과 죽음의 철학적 원리를 표상하고자 한다. 우리는...더보기
김정희 회화전
본인의 회화 작업은 'Blue Madonna' 와 'Eden'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삶 속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탄생과 죽음의 철학적 원리를 표상하고자 한다. 우리는 살아있음과 생명의 가치를 더 귀중하게 여기고 자신의 지성과 감성으로 이를 규명하거나 표현하려 한다. 본인의 회화에서도 자아(ego)의 정체성을 질문하면서, 결국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무의식의 ‘나’가 아닌 영속하는 세계 속에 한계를 끌어안은 채 살아가야 하는 한정된 인간의 실존적 삶이 곧 자아의 정체성이 될 수밖에 없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회화는 결코 불행하거나 우울하지 않다. 왜냐하면 생명의 실질적 존재의 본성이 기쁨이라 믿기 때문이다.
탄생 이전과 죽음 이후의 세계는 인간 오성으로 가늠할 수 없는 불가사의하고 신비한 세계이다. 이에 대한 언급과 표현을 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의 기억이 영속된다는 관점에서 태초로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인간의 생명의 역사는 찬미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실존을 넘어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진지한 질문인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묻는다. 이는 궁극적으로 삶에 대한 초월적 질문이며, 우리가 눈에 보이는 세계의 시각적 현상 이면에 신비한 삶의 실체가 혹은 삶의 에이도스가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기 때문에 가능한 질문이다. 이처럼 단순하고 소극적인 미를 재현해내려는 생각보다도 생명체가 탄생하고 죽는 모습 앞에서 확신하기 어려운 삶의 미지의 세계를 생각하게 하고 보다 더 적극적인 미를 추구하도록 이끈다. 반드시 심미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추에 근접하는 미가 더 적극적인 창작을 낳고, 숭고한 아름다움을 직관할 수 있게 만든다고 본다.
존재 즉 M. 하이데거가 말했던 현존재(Dasein)의 실재 존재의 의미는 이러한 존재와 미지의 존재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더 강하게 감지하게 하고, 그럼으로써 현존재자의 실존의 문제를 더 천착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이 세계는 그 너머의 세계에 대한 불확실한 상상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현존재의 삶과의 차이에서 나오게 되는 어떤 미스터리한 매혹감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므로 본 연구자는 회화 작업을 통해 본인의 상상력을 전제로 현재의 삶과 그 너머의 삶 그리고 알 수 없는 신비한 존재적 삶 및 그 생명력에 대한 강한 관심을 이미지로 표상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인간, 기독교의 교리대로 피조물로서의 피동적 존재자로서의 인간이자 은총의 순리를 따르는 인간의 삶의 생명력은 당연히 또 다른 피조물인 자연의 생명력과 비교, 대조될 수가 있다. 비단 그것이 인간 주체에 대한 객체적 타자이거나 열등한 상대자란 생각에서가 아니라, 자연의 온갖 아름다운 존재의 생명들에 대한 찬탄의 마음이 인간 존재의 형상과 자연의 형상을 하나의 시공간 안에 공존하는 모습으로 그림 그리게 만든다.
본인의 회화에 나타난 생명 순환은 또한 자연의 생태계에서 확인되는 순환 내지 자연 본성의 무한한 회귀를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죽음을 초월하여 거듭 새로운 존재로 재탄생하는 식물의 존재는 우리가 사후세계에 대해 갖는 의혹과 두려움을 감소시키고 죽음을 초월해 지속적으로 영속되는 생명력에 대한 믿음을 갖도록 한다. 이러한 영속적 생명력에 대한 확신은 사실 나의 구상회화의 작업방식에도 영향을 미쳐서 존재의 외형을 결정짓는 것이 영원한 생명의 존재 의미임을 그리고 이것을 재현하는 일이 우리에게 매우 의미 있는 비유의 작업이자 표상 작업임을 설명한다.
연작의 시공간은 우리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상세계이지만, 영원 회귀의 장소로서 우리 존재와 생명의 본향임을 피력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본 연구자는 그 상상의 세계를 구상 방식으로 표출한다. 구상의 형식은 어떤 진리를 한정된 형태로 모사하는 틀이 아니라 화가 자신의 예술적 신념과 주제를 다수의 관객들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이입시켜주는 최적의 방법으로 사료된다. 이 형식을 통해 더욱 더 확장된 생명의 순환과 존재의 삶의 의미를 표현하고